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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포밍 마스: 개척기지 출시 예고

Divedice2018-11-19 09:27:37

추천1 조회수3656

 

<테라포밍 마스> 한국어판을 선보인 이후, 우리들은 테라포밍 마스의 작가 야코브 프뤽셀리우스로부터 <테라포밍 마스> 개발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이 게임의 세부 설정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테라포밍 마스>의 구상에서 출시까지는 1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2015년경 불어온 화성 테마 붐이 야코브를 재촉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그 시간 동안 그는 게임판 위에 수많은 사연을 심었습니다. 그에게 게임판은 단지 기능적인 요소가 아니라, 과학적이고 서사적인 맥락이 들어맞아야 하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식물이 자라기에 어디가 좋을지, 바다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생겨나는 게 적합할지 여러 차례 반복해서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지형으로서의 화성뿐만 아니라, 게임 내 설정인 테라포밍 마스 프로젝트와 그 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고민을 계속했습니다. 녹지대는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활동과 밀접하게 위치해야 하며, 도시 건설은 화성에 있는 인류의 편의를 위해 세계정부가 독려할 것이며, 집 근처에 자연이 살아 있는 도시일수록 가치가 있다는 등 그가 해온 고민들은 고스란히 게임 시스템 안에 녹아들었습니다. 이런 설정의 대부분은 게임에서 언어를 통해 직접적으로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아마 세심한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대부분이 놓치고 지나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세심한 준비가 이 게임에 우리를 몰입하게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테라포밍 마스>의 첫 소개 글(링크)에서 5~60년대 B급 SF 영화의 향취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확히 조악하고 일관성 없어 보이는 카드 일러스트들에 대한 표현입니다. 프릭스 게임즈가 감당할 수 있는 저예산 내에서 카드 200여 장에 맞는 일러스트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든 쓸 수 있는 기존 사진이나 합성 재료들을 찾아다닌 일화는, 표면적 세련됨을 포기하더라도 서사적 맥락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태도에서 20세기 B급 걸작 영화들의 탄생비화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사실 예산 내에서 일러스트를 소화하지 못한다면, 카드 수를 줄이거나 일러스트를 줄이는 것이 정답에 가깝습니다. 어느 정도 이야기의 짜임새를 포기하는 것은 정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게임이 되느냐니까요. 하지만 프릭스 게임즈는 다른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이 게임을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전형적인 서사형 게임과는 다르지만, 희한하게도 서사적으로 충만한 느낌을 주는 게임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 서사가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화성 테라포밍 사업은 왜 시작되었나? 

 

 

 

 

서사적으로 충실하다고는 하지만, 사실 <테라포밍 마스>는 미완의 서사이기도 합니다. 마땅히 설명되어야 하지만 설명되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애초에 매우 갑작스러워 보이는 테라포밍 마스 프로젝트가 왜 시작되었는지부터 설명되어있지 않습니다. 그와 더불어 지금의 지구가 어떤 상황인지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지구가 포화상태라는 언급이 짧게 나오기는 하지만, 그 언급은 어디까지나 세계정부 소통담당관의 주장에 등장할 뿐입니다. 정작 배경설명에서는 지구가 아니라 화성의 상황을 이야기할 뿐이며, 세계정부의 연설문과 상당히 다른 관점에서 상황이 설명됩니다. 그 설명은 이미 상당히 많은 인류가 화성에 살고 있고, 화성의 환경 때문에 죽어가는 이주자들을 살리기 위해서 테라포밍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게임 시작부터 화성으로 이주한 노동자들이 연합해 세운 나라 ‘타르시스 공화국’이 존재하는 만큼, 이미 화성 이주는 시작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지구 인류의 처지 때문에 테라포밍 마스 프로젝트가 필요했다면, 이주가 진행되고 사회가 구성된 후에야 이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테라포밍 마스 프로젝트의 동기는 세계정부의 연설문보다 오히려 기업들의 사정에서 더 많이 드러납니다. <테라포밍 마스>의 기업 카드들은 서로의 관계를 통해 세계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토르게이트 카드를 통해, 지구의 석유가 고갈되었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석유 고갈은 아포칼립스를 불러오지는 않았지만 세계의 산업에 격변을 불러왔습니다. 이것은 에너지에 대한 첨단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게 기회가 되었습니다. 석유 산업이 사라진 자리에는 대체 에너지 산업이 활발하게 생성되었고,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가진 토르게이트가 급성장합니다. 한편 에너지 가공만이 아닌 대체 자원 산업도 성장합니다. 발 빠른 광업 회사들은 화성 표면에서 광물을 채굴해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업들은 훗날 거대기업들에 맞서 광업협동조합을 만들 정도로 많은 수가 되었고, 이 기업들을 통해 화성에 처음 자리 잡았던 노동자들이 타르시스 공화국을 탄생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광업협동조합 카드의 언급으로 볼 때, 화성 채굴 사업은 <테라포밍 마스> 이전의 시점에서는 아직 거대기업들이 뛰어들지 않았거나 혹은 참여할 수 없었던, 상대적 군소 기업들의 시장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토르게이트로서는 성장을 위해 새로운 자원을 개발하고 그 자원을 점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화성 진출을 노리기 시작한 거대기업은 토르게이트만이 아니었던 듯합니다. 화성에서 광업 사업을 하던 기업들이 거대기업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을 보아서는, 테라포밍 마스라는 사업의 이면에는 자원의 점유권이라는 이슈도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몇몇 기업들은 이미 대규모 테라포밍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헬리온은 태양광을 모아 얼어붙은 행성 표면에 내리쬐는 장치인 솔레타(soletta)의 실용 모델을 개발했고, 포볼로그는 이미 수많은 국제 우주 프로그램을 흡수 합병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런 기술들과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크레디코르가, 테라포밍 마스 프로젝트를 위해 모든 것이 준비된 기업으로 소개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크레디코르는 12개의 기업 중 유일하게 그 기업의 주인 바드 헌터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크레디코르에 대한 의혹은 프릭스게임즈가 2015년에 공개한 예고 영상의 내용과 비교하면 더욱더 깊어집니다.



이 영상은 테라포밍 마스 사업의 결정과 실행, 화성의 변화라는 비교적 간단한 플롯으로 짜였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세계정부가 아니라 크레디코르입니다. 영상은 마치 크레디코르가 테라포밍 마스 사업의 흑막인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며, 크레디코르의 인사로 보이는 사람들은 매우 음모적인 인상으로 표현됩니다. 영상의 내용이 ‘크레디코르’로 시작해 ‘카르텔’ 카드 이미지로 끝난다는 점도 인상적이며, 카르텔이라는 암시가 게임에서는 지구 태그를 가진 카드로 등장한다는 점도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구는 게임에서 음모적 상징이기도 하며, 지구의 상황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것은 어느 정도 고의적이라고 짐작됩니다. 지구의 상황에 대한 설명은 별로 없지만, 지구는 프로젝트 카드에서 지도자 역할로 때때로 등장합니다. 아마도 지구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존재이자 엘리트 집단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카르텔이라는 암시가 있긴 하지만 아직 기본판에서는 지구는 테라포밍 마스 사업을 지원할 뿐 특별히 불길한 행동을 벌이지는 않습니다.

 

 

갈등의 씨앗들

 

크레디코르와 세계정부의 관계, 카르텔이 의미하는 바는 본편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아직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들이 더 준비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각각의 서사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의 존재가 이 기대를 부추깁니다. 테라포밍 마스의 ‘기업 카드’에는 묘하게도 기업이 아닌 존재들이 있습니다. 광업협동조합, 타르시스 공화국, UNMI 말입니다. 기업들이 뭉쳐서 평화롭게 화성을 지구화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를 끝내고 싶었다면 이 세 카드는 필요 없는 존재들입니다. 더구나 광업협동조합은 대기업들과 갈등의 씨앗을 품고 있고, 노동자가 연합해 기업들의 통제를 거부하며 세운 타르시스 공화국은 ‘대기업시대’에서 존재 자체가 갈등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야코브 프뤽셀리우스가 소설 <붉은 화성> 시리즈를 <테라포밍 마스>의 모태로 삼았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붉은 화성>이 아니더라도 화성 테라포밍을 다루는 많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두 가지 주제를 외면하지 못합니다. 하나는 우주 식민지라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것입니다. 화성을 지구처럼 만드는 것이 옳은가, 혹은 용납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한 도덕적 고민이죠. 이 주제는 때때로 인류가 식민지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개척해왔던 역사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식민지 개척은 그곳에 본래 존재해왔던 많은 것들을 제거합니다. 자연, 생명, 심지어는 인간까지도요. 테라포밍 마스의 규칙서에는 <붉은 화성> 시리즈의 킴 스탠리 로빈슨에 대한 감사와 함께 또 하나의 감사 인사가 덧붙여져 있습니다. 바로 화성과 그 외 모든 것을 만든 창조주에 대한 감사입니다. 그 감사 인사가 신이 만든 만물의 본모습을 찬양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마음껏 개조할 수 있는 자연을 준 것에 대한 감사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의 피할 수 없는 주제는 새로운 사회의 전조입니다. 새로운 공간은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대규모 이주라는 사회적 상황에서 어떤 사회구조의 이변도 일어나지 않고 그 전조도 없다는 것은 서사로서의 설득력이 없습니다. 심지어 화성이라는 험지에서요.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없으나, 게임에는 이미 타르시스 공화국이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은 새롭지 않습니다. 놀라운 결말이 기다릴 리도 없고요. 하지만 <테라포밍 마스>는 우리가 수없이 보았던 예상할 수 있는 방향의 이야기를 우리가 경험한 적이 없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준비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세계에 우리들을 직접 던져 넣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우리는 의지에 따라서 게임을 플레이하지만, 불식 간에 야코브가 원하는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그렇기에 <테라포밍 마스>가 베스트 셀러가 되고 확장판 소식이 들려오면서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너스 넥스트>와 <헬라스 & 엘리시움>은 더 이상 이야기를 확장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지역, 또 다른 별이 등장했을 뿐, 새로운 서사는 없었고 게임의 기능적인 면만 확장되었을 뿐입니다. 개척지에 총독이 임명되고 달에서 뭔가 변화가 일어나는 듯한 암시가 게임 내에 있었지만 중요하지 않아 보였죠. 이 확장판들은 마치 이 이야기를 더 끌고 나가는 것을 포기했다는 선언처럼 보였습니다. 이제 <테라포밍 마스>의 이야기는 모두 끝났고, 게임으로서의 다양한 콘텐츠가 확장되는 데만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불만을 가질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테라포밍 마스>는 이미 충분히 뛰어난 서사를 체험시켜주었습니다. 보드게임이 가진 서사적 한계를 넘어서요. 이때까지 우리는 아직 이 확장판들이 그다음을 위한 징검다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패스트 & 퓨쳐>

 

 

 


2018년 7월, 프릭스 게임즈의 새 확장판 공지는 이 이야기의 한계를 받아들였던 사람들의 가슴을 걷잡을 수 없이 뛰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정확히는 그 공지의 제목, ‘Past & Future’(과거와 미래)가 그랬죠. 제목만으로 그것은 충분한 의미였습니다. ‘<테라포밍 마스>의 과거와 미래’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분명 서사의 시간적 확장이었습니다. 이 발표를 통해 <테라포밍 마스>의 프리퀄인 <서곡>과 시퀄인 <개척기지>의 표지가 공개되었고, <테라포밍 마스>는 전형적인 트릴로지의 구성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퀄과 프리퀄을 표방하고 있다고 해도 엄연히 본편의 확장판입니다. 본판 없이 별도로 할 수 없으며 본판에 합쳐지는 순간에만 의미를 가집니다. 트릴로지라는 구성은 여기서 장벽에 부닥칩니다. 엄연히 같은 게임을 하면서 어떻게 다른 서사를 보게 만들 수 있을까요? 트릴로지는 이 문제를 플레이어를 움직임으로써 해결합니다. 플레이어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속내, 그러니까 지구라거나 테라포밍과 관련 없는 사업들을 보게 만듭니다. 눈을 돌리려 해도 볼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말이죠. 트릴로지에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외부에서 끌어오지 않습니다. 단지 비어있는 것처럼 보였던 부분들의 장막을 걷어낼 뿐입니다. 기본판의 이야기에 잠재되어 있던 부분적인 설정들을 확대하면서 <테라포밍 마스>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트릴로지 이후의 <테라포밍 마스> 서사는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불릴 만한 멋진 장르적 확장을 이루었습니다.


이 웅장한 이야기가 곧 한국어판으로 등장합니다. 우리는 트릴로지의 두 번째로(그리고 <테라포밍 마스> 시리즈의 네 번째로) <개척기지> 한국어판을 이번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하나의 세계, 세 개의 시선


 


<개척기지>에서 보여주는 <테라포밍 마스>의 풍경은 전보다 위태롭습니다. 테라포밍 마스 프로젝트 이후, 대규 이주가 가능해진 화성은 다국적기업들이 식민지 전쟁을 벌이기 위한 전초기지가 되었습니다. 기업들은 화성을 기반으로 왜행성 개척기지 사업에 열을 올립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질서의 균열을 목격하게 됩니다.


<테라포밍 마스> 기본판에서는 화성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기업 간의 전쟁이라는 암시가 깔려 있다고는 해도, 그것을 우리는 화성의 변화라는 형태로만 보게 됩니다. 화성의 변화는 긍정적으로만 보이고, 어쨌든 온당해 보이는 질서가 있습니다. 인간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독려 되고, 숲과 물 주변이라는 좋은 환경에 거주지를 만들수록 보너스를 받습니다. 파괴적 행위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손패에 숨겨져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암투라는 것은 허용범위에 가깝죠. 그것은 내려다보는 입장에서는 아주 작은 사정이니까요.

 

 


그런데 개척기지에서는 이런 질서로부터 이탈한 또 하나의 공간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화성의 변화와 함께 공개되어 있는 왜행성과 개척기지라는 공간입니다. 우주 자원 채굴 사업은 화성을 전초기지로 삼아 태양계 전체로 번져갑니다. 테라포밍 마스 프로젝트의 결과로 벌어진 이 일들은 거꾸로 이 프로젝트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를 다시 묻게 만듭니다. 광업협동조합이 기업들을 견제해야 했던 이유의 힌트와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화성 개척과 달리 우주 개척이라는 공간 안에는 ‘바람직한 일을 할 것’이라는 권장이 있기는커녕, 이윤과 식민지자원이라는 목적에 무척이나 충실합니다. 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은 전쟁에 가까우며 화성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반대됩니다. 기업들은 이곳에서 오로지 자원을 착취하기만 하며, 서로에게 공격적이며 이익 가로채기에 바쁩니다.


질서의 균열은 우주 공간에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구는 좀 더 노골적인 태도를 드러냅니다. 거대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54%의 과중한 세금을 물리고, 노동자를 강제징용하기 시작합니다. 게임상에서는 지구 카드들이 보충되는 방식으로 지구의 존재감이 커지고, 테랙터는 좀 더 강해지면서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극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좀 치열해집니다


<개척기지>의 서사적 실험은 이 이야기가 좀 더 과감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광업협동조합이 이 경쟁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를, 화성의 자치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타르시스 공화국의 운명이 어찌 될지를, 지구와 화성의 관계가 어찌 될 것인지를, 우주 식민지 시대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할 것인지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우리가 처음 이 이야기를 소개드릴 때 썼듯이, 보는 시각에 따라 희망찬 이야기가 될 수도, 암울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서사가 게임에 개입할수록 게임은 시스템적 변화를 거치게 됩니다.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되기 위해서 강제되는 것들도 있고 모두가 공평한 서사는 그만큼 재미가 없을 테니까요. 물론 <테라포밍 마스>는 그것이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이미 우리에게 납득시켰습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게임을 서사로 읽는 것을 불쾌해하신다면 이 트릴로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좀 더 공평하고 어느 정도 서로의 정정당당한 겨룸이 보장되는 것만이 게임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여기서 멈추시는 것이 좋습니다. 당신은 그 <테라포밍 마스>를 이미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만큼 즐기셨습니다. 여기서부터의 <테라포밍 마스>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유저의 계획에서 점점 빗나갈 것이고, 이야기는 점점 광대해질 것입니다. <개척기지>는 이 이야기를 넓히는 하나의 문입니다. 이 문 뒤에 있는 것은 언젠가 테라포밍 마스 사가(SAGA)라고 불릴 하나의 세계입니다.

 

테라포밍 마스: 개척기지는 11월 24일, 25일 보드게임 페스타의 코리아보드게임즈 전용관에서 판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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